50년 만에 갚은 마음의 빚
6월 23일, 금요일, 늦은 오후 허름한 옷차림의 머리 하얀 70대 중순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내 사무실 앞을 기웃 거리신다.
“할머니 어쩐일로 ......”
“예, 제가 뭐 좀 드릴 것이 있어서...”
“들어 가시지요”
할머니는 앉으시자마자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신다.
“서울위생병원을 지나칠 때마다 류제한 박사님을 잊을 수가 없어요, 고맙고 감사하고 내 아들과 나의 생명을 살려준 은인이시거든요”
할머니의 마음을 진정시켜 드리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.
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, 만삭이 된 배로 위급한 상황 가운데서 류 박사님을 찾아 왔고 곧 바로 제왕절개라고 하는 수술을 받으셨다고 한다. 태어난 아이는 인큐베이터라고 하는 매우 신기한 곳에 넣어져 모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. 그 당시에는 인큐베이터가 한국에 몇 대 밖에 없었다.
퇴원할 날이 되었는데 병원비가 4만원이 나왔다.
그러나 어렵고 힘든 형편을 아신 류 박사님께서 2만원만 받고 건강하게 잘 살라고 기도까지 하시면서 모자를 퇴원 시키셨단다.
그 할머니의 아들 생일은 6월 18일, 50년을 지내오면서 아들 생일만 되면 류 박사님께서 덜 받으신 2만원이 늘 생각났다고 한다. 할머니는 이 빚을 언제나 갚을까 생각했고 며칠 전 서울위생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왔다가 병원이 건물수리 공사를 하고 장례식장도 새로 짓고 하는 것을 보시고 돈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.
“얼마 안 돼요. 50년 전 진 빚 2만원을 내 마음과 함께 전해드리는 거예요”
하얀 봉투를 1개를 건네 주신 할머니는 사무실을 총총 걸음으로 나서신다.
나는 엉겁결에 “할머니 건강하세요, 감사합니다”하고 배웅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와 봉투를 열어보니 그 속에는 2천만원짜리 수표가 한 장 들어 있었다.
그래, 이 할머니는 아마도 우리병원을 사랑하는 주님께서 보내신 천사일꺼야.
오늘따라 하늘이 참 예쁘고 고와 보인다.
“할머니 고맙습니다. 주님 감사합니다....”
"짧은 글 긴 감동" 카테고리의 다른 글
- 거지의 밥그릇 [ 2010/01/24]
- 사랑하기에 아름다운 이야기 [ 2009/02/13]
- 행복을 위한 비움 [ 2008/12/15]
- 인생은 경주 아닌 여행입니다 [ 2008/05/31]
-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? [ 2007/07/08]
- 아버지를 팝니다 [ 2007/05/12]
- 지워지지 않는 못자국 [ 2007/05/12]
- 50년 만에 갚은 마음의 빚 [ 2007/05/01]
- 그렇기 때문에 감사하십시오. [ 2007/05/01]
- 국회의원의 감사방식 [ 2007/01/07]
이 글의 태그와 관련된 글
- 사랑하기에 아름다운 이야기 [관련태그: 감동]






댓글을 달아 주세요